복막염은 복강 내 장기나 구조물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상황입니다. 특히 복막염의 원인은 그 종류에 따라 증상과 치료 접근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원인 파악이 필수적입니다. 본 글에서는 대표적인 세 가지 원인인 세균성 복막염, 화학성 복막염, 자발성 복막염을 중심으로 각각의 특징과 차이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세균성 복막염: 장기 손상과 감염이 핵심
세균성 복막염은 가장 흔한 형태의 복막염이며, 세균이 복강 내로 침입하면서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장기 손상, 장 천공, 또는 맹장염, 궤양 등의 질환에서 기인합니다. 장 내부에 존재하던 세균이 장벽을 뚫고 복강으로 퍼지면 복막에 염증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심한 복통, 고열, 구토,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맹장염이 터졌을 때, 장기 천공이 일어났을 때 복강 내에 장 내용물이 퍼지면서 세균성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의 복막염은 급격하게 증상이 진행되며, 수술과 광범위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합니다. 의료진은 CT 촬영이나 복강 천자(복수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판단하며, 복강 내 농(고름)이나 복수가 관찰되면 즉각적인 처치가 이뤄져야 합니다.
세균성 복막염은 신속한 대처가 생명을 좌우하므로, 복통과 고열이 동반되면 지체 없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하며, 특히 기존 장질환이 있던 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화학성 복막염: 세균 없이도 발생하는 염증
화학성 복막염은 세균 감염 없이 복막에 자극적인 물질이 직접 닿아 염증이 유발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장 내용물이나 췌장액, 담즙, 위산이 복강 내로 누출될 때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위궤양이 천공되어 위산이 복강으로 흘러나오면 화학적 자극으로 인해 복막이 심하게 손상됩니다.
이 경우에는 초기에는 세균이 동반되지 않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2차 감염으로 세균성 복막염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외과적 처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외상이나 수술로 인해 담즙이 새거나 췌장액이 퍼졌을 경우, 환자는 복부에 극심한 작열감과 함께 급격한 전신 염증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화학성 복막염은 조기에 진단하기가 어렵고 증상이 비특이적일 수 있어 종종 다른 복부 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환자가 과거 위장관 수술, 궤양, 외상 등의 병력이 있다면 적극적인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며, CT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복강 내 액체의 성분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발성 복막염: 기저질환을 동반한 위협적 감염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SBP, Spontaneous Bacterial Peritonitis)은 주로 간경변 환자에게서 복수(복강 내 체액)가 축적된 상태에서 발생합니다. 이 형태의 복막염은 외부 감염 경로 없이 장내 세균이 혈류나 림프계를 통해 복강으로 이동해 감염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입니다.
SBP는 간기능이 저하되면서 면역력이 약화된 환자들에게 주로 발생하며, 특히 알코올성 간경변이나 B형 간염, C형 간염 등의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복수 자체가 세균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며, 장벽 투과성이 높아지면 장내 세균이 복수로 침투해 염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자발성 복막염은 증상이 모호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어렵습니다. 복통보다는 복부 불편감, 발열, 오심 등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간기능 저하와 함께 급격히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SBP 진단은 복수 천자를 통해 복수 내 백혈구 수치를 확인하고, 세균 배양 검사를 시행합니다.
치료는 광범위 항생제를 정맥주사로 투여하며, 경우에 따라 복수 제거와 함께 간기능 개선 치료가 병행됩니다. 예방적으로 항생제를 장기 복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복수 조절이 중요한 예방책입니다.
결론
복막염은 발생 원인에 따라 증상과 치료 방식이 크게 다릅니다. 세균성 복막염은 장기 천공이나 감염이 원인이며, 빠른 수술과 항생제가 필요합니다. 화학성 복막염은 담즙, 췌장액 등 자극 물질로 인해 발생하며, 신속한 외과적 처치가 중요합니다. 자발성 복막염은 간질환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하며, 감염 징후가 뚜렷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려운 질환입니다. 각 원인을 명확히 이해하고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복막염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