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은 입안에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초기에는 단순한 염증이나 입병처럼 보일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어려운 질환입니다. 이 글에서는 구강암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의학적 원인과 세포 변화 과정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병리학적 접근을 통해 구강암의 실체를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세포 변화, 구강암의 시작점
구강암의 발생은 대부분 상피세포에서 시작됩니다. 입 안쪽은 대부분 편평 상피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세포들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거나 손상되면 암세포로의 변형 가능성이 커집니다.
가장 일반적인 변화는 이형성(dysplasia)이라 불리는 상태로, 이는 정상 세포가 구조적으로 변화되어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전암성 병변입니다. 이형성은 경도, 중등도, 고도 등으로 구분되며, 고도 이형성의 경우 50% 이상이 암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세포 변화는 보통 지속적인 외부 자극—예를 들어 흡연, 음주, 구강 내 만성 자극(틀니, 치아 파절 등)에 의해 유발됩니다.
이러한 자극이 지속되면, 세포 내 DNA에 손상이 누적되며 세포 주기 조절 유전자인 p53, Rb 등의 돌연변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돌연변이는 세포의 자연적인 죽음을 막고, 비정상적인 증식을 가능하게 하여 암세포로 변형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주요 발병 원인과 병리 기전
구강암의 주요 발병 원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흡연과 음주입니다. 담배 연기에는 벤조피렌 같은 발암물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세포 변이를 촉진하며, 알코올은 점막 세포를 자극하여 발암물질의 흡수를 높입니다. 특히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하는 경우, 구강암의 발생 위험은 최대 30배 이상 증가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입니다. HPV-16, HPV-18 같은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세포의 p53 유전자를 억제하고, 세포의 비정상적 증식을 유도합니다. 특히 편도나 설근부(혀의 뿌리 부분)에 암이 생기는 경우 HPV 관련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성 자극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입니다. 예를 들어, 날카로운 치아, 맞지 않는 틀니, 장기간 방치된 치주염 등은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염증과 세포 손상을 일으킵니다. 그 결과, 점막세포는 손상된 부분을 재생하기 위해 빠르게 분열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DNA 오류가 누적되면 암세포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또한 유전적 요인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칩니다. 가족력, 특정 유전자 다형성(P53, EGFR 등), 면역력 저하, 영양 결핍(비타민 A, C 부족 등) 등은 암세포로의 전환 가능성을 높입니다.
병리학적으로 본 구강암의 진단과 분류
구강암은 병리학적으로 대부분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SCC)으로 진단됩니다. 이는 전체 구강암의 약 90%를 차지하며, 혀, 구강저, 잇몸, 볼 점막, 입천장 등 다양한 부위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조직학적으로는 세포핵 비대, 다핵화, 세포 간 밀도 증가, 미분화 등이 관찰되며, 이 모든 요소는 악성화의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병리학적 검사는 보통 생검(biopsy)을 통해 이뤄지며, 조직 슬라이드를 통해 세포의 형태와 증식 속도, 분화 정도 등을 확인합니다. 암세포의 분화 정도는 고분화, 중등도분화, 저분화로 나뉘며, 저분화일수록 예후가 나쁘고 전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면역조직화학염색법(IHC)을 통해 P53, Ki-67, EGFR 등의 단백질 발현을 분석하여 암의 악성도와 치료 반응 예측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병리 진단은 단순히 암 유무를 판단하는 것을 넘어서, 암의 진행 정도, 예후, 치료 방침 결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병기에 따라 1~4기로 나뉘며, 림프절 전이나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있는지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구강검진과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론
구강암은 단순히 입 안에 생기는 병이 아니라, 세포 구조의 변화부터 유전적·환경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입니다. 세포 수준의 변화는 흡연, 음주, 바이러스 감염, 만성 자극 등으로 촉발되며, 이러한 원인들이 누적될수록 암세포로의 전환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병리학적 진단은 치료 방침을 정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므로 조기 진단과 정기 검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이라도 구강 건강을 점검하고 위험 요소를 줄이는 것이 구강암 예방의 첫걸음입니다.